내게도 고양이를 키우던 시절이 있었다. 벌써 작년 봄의 얘기다. 이마에 선명한 M자와 갈색과 회색이 섞인 털에 까만 줄무늬, 하얀 양말을 신은 아기 고양이였다. 한번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던 나는이제 젖을 뗀 아기 고양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고양이는 처음 접하는 사료도 잘 먹고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화장실에 갔다. 으깬 얌도 좋아했다. 밥을 다 먹으면 흰 양말을 낀 앞발로모래를 헤치듯이 바닥을 긁곤 했다. 내가 침대에 앉아 있으면제 몸보다 훨씬 높은 헤드보드 위로 올라와나를 감시라도 하듯이 보다가 꾸벅꾸벅 졸곤 했다. 가끔은 포도색 젤리가 박힌 발바닥도 보여주곤 했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잠자는 시간만 빼고 쉴 새 없이무언가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