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여행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다. 대학생 시절 오지로 훌쩍 떠났던 배낭여행을 통해 내가 여행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곳에서 나는 온전히 내가 되어 자유로웠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았다. 누군가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잠시 머뭇거리다가 책 읽기라고 대답했다. 그러고서 한참 뒤에 아, 나 여행 좋아하는데왜 생각이 안났을까 안타까워했다. 회사 일로 출장을 가게 되면 재빨리 낯선 곳의 풍경과 음식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꽉 찬 비행기의 탑승 그룹 넘버 4 승객이 되어 다음날의 업무를 걱정하며 일상으로 복귀했다. 퇴사를 결심하며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이번이 아니면 후회할 것 같았다. 겨울이 없는 따뜻한 나라들..